이번 작품은 제 인생을 바꾼 만화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외국어 책방에서 발견한 일본 만화책.



거기에 있던 이 한복 비스무리한 옷을 입은 처자를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네요.

이 책을 보며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리고는 이후의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짧았던 좋은 기억도...

아무튼 세월이 흐르고 흘러, 제가 이 작품을 (무단으로!) 번역하게 될 줄이야.


자, 이번 작품. '선술초공각 오리온'입니다.


일본 신화, 크툴루 신화, 서유기, 불교, 도교, 물리학 등의 설정이 난장판으로 얽히고 설킨 문제작.

번역 난이도 S. 식자 난이도 SS!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eBook판만으로 작업을 했다면 금방 끝났을 겁니다.

그런데, eBook판의 품질이 워낙 개판이었어요. 펜선조차 확실치 않을 정도였으니...

그때, Gizmo 님께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셨으니.

한 권에 1.2기가짜리 북미판 스캔본을 보내주셨습니다.


여기서부터 지옥의 시작이었습니다. 크핫핫


eBooK판은 적어도 돈 받고 파는 만큼 페이지 낱장을 분리해서 수평을 맞춘 스캔이었습니다.

하지만, 북미판은 책을 그대로 스캔한 것이라서 페이지가 구부러지거나 뒤틀린 곳이 있었지요.


좌측이 일본 eBook판, 우측이 영문 스캔판입니다. 바로 위, 여주인공 세스카의 머리카락을 한번 비교해 보시죠.

eBook판은 과도한 필터로 인해 머리카락이 다 날아간 것 아시겠죠? 갈색 피부의 스크린톤도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반면에, 우측 영문 정발판 책을 스캔한 것은 매우 안정적입니다. 그렇다면 두 스캔본을 겹쳐서 식자

부분을 지워버리면 어떨까...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 영문판은 책을 펼쳐서 스캔한 것이라 두 스캔본에 약간의

차이가 납니다.


두 페이지를 겹쳐본 스샷입니다.

좌상, 좌하, 우하. 3부분을 맞췄지만 우상부터 뒤틀림이 발생하는 게 보이시죠?

이미지 자체를 비틀어서 네 변을 맞출 수야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이미지 변형이 일어나서

모처럼 얻은 스크린톤 문양이 뭉개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야 의미가 없지요.


그래서, 작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영문판을 컷마다 분해해서 하나하나 따로 겹치기로 했어요.

이렇게 하면 수정해야 할 뒤틀림이나 단차가 그나마 작아질 테니까요.


결과물입니다.


두 번째. 페이지의 판형.

이번에는 두 페이지의 그림을 합치는 부분입니다.


일본어 eBook판입니다.


거기에 영문판을 겹쳐 올린 스샷입니다.

그림을 맞췄더니 좌우에 엄청난 공백이 보이시죠?

영문판은 저렇게 잘려있었습니다.


자, 결과물입니다.


1. 일어 eBook판을 보정하고 수정한다.

2. 영문 정발판을 보정한다.

3. 영문판을 컷 하나씩 잘라서 겹치고, 지우고, 수정한다.


결론...보정 시간이 3배가 걸린다...

하지만, 결과물이 환상적이다. 이 방법으로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작업 시간이 3배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자, 이 작품 '선술초공각 오리온'.

팬들로부터 시로 마사무네 판타지의 정수라고 불리울 정도의 설정은

이 한 권에만 사용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번역의 난이도가 올라갔지요. 무협지를 번역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디까지를 우리에게 익숙한 한자어라고 판단해서 번역해야 할지.

작가가 만들어낸 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마도 '이영도' 씨의 '눈마새, 피마새' 시리즈를 외국어로 번역한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어디까지를 원어 그대로 남겨야 할는지...


어쨌든 제 힘이 닿는 한의 최선을 다한 작품입니다.


아, 그리고 전에 애플시드를 번역하면서 하이퍼노트 上 이라는 번역이 있었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 하이퍼노트의 나머지 부분인 '오리온 노트'와 '오리온 사전'을 작품 뒷편에 실었습니다.

오리온 노트는 오리온 세계관에 대한 작가의 코멘트이고,

오리온 사전은 잡지에 연재될 때, 한 회 한 회마다 실리던 용어집입니다.

읽으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참고하시면 될 거예요^^;


자, Horro가 보내드리는 시로 마사무네 컬렉션 마지막 작품.

선술초공각 오리온!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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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법사 2017.06.25 22:13

    최고 입니다! 최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 야채타임 2017.06.26 07:22

    정말 감사합니다! 말이 필요없는 퀄리티네요!

  • 세아세이 2017.06.26 07:38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에드시인 2017.06.26 08:52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잘 볼께요~

  • 2017.06.26 15:50

    비밀댓글입니다

  • 마핑과리 2017.06.27 01:15

    당신은 최고입니다!!!

  • 지나가다가 2017.06.27 13:53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니스 2017.07.12 12:17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항상 좋은 자료를 보도록 노력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우당탕 2017.07.28 19:45

    고생하셨습니다.

  • 2017.08.10 21:51

    오랬만에 다시 보게되어 좋았습니다.
    허접한 해적판 번역으로 본 기억만 있어서 내용 이해가 힘들었는데 이런 정성스런 번역으로 다시 보니 ............................... 하! 역시나 무슨 이야기인지 다 이해하기는 힘드네요.ㅋㅋ
    여튼 시로우 마사무네의 이후 작품들과 유사한 부분도 있고... 특히나 공각기동대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 사상들의 시작이 이 만화가 아닐까 생각드네요.

  • 식빵냥이 2017.08.14 02:49

    오랫동안 기다린만큼 좋은 번역을 해주셨군요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ㅇㅇ 2017.08.14 03:30

    너무 감사합니다.....!!!!!

  • 중붕중붕 2017.08.15 19:25

    개쩌러용 ㅠㅠ

  • 풀어스턴 2017.10.10 21:37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3123 2018.01.31 00:14

    정말 대단하십니다!

  • 말하는섬 2018.03.04 16:31

    ㅜㅠ.......95년 군입대하면서책장에 고이모셔놨었는데 사라져버린내보물 여기서만나네요
    정말감사합니다^^

  • 디루디루 2018.07.18 03:43

    글만 읽었는데도 엄청난 노력이 느껴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루갈 2018.09.07 22:38

    시로우마사무네선생의 작품들은 너무나 수준이 높아서, 전 대학생때조차 10%도 이해를 못했던 작품들이건만... 어린시절에 이 명작에 끌리시다니 대단하다고밖엔 말할수없네요. 지식이 웬만큼 갖춰진 30대 후반에서 이 선술초공각 오리온을 접했었습니다만 역시 꽤나 어려운책이라 한페이지 넘기는데 10분넘게 걸렷더랬죠.

  • 묘디 2018.11.21 09:10

    와 꼭 보고싶었는데 진짜 감사합니다~

  • 2019.07.06 21:10

    이 엄청난 번역작업에 너무 감사드립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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